[허종욱 칼럼]한 평신도가 본 이민교회와 목회자상-②

▷1980년대 한어권과 영어권의 대두
나는 1979년 볼티모어 벧엘교회로 예배처를 바꾸었다. 김상복 목사가 초대 담임을 맡으셨다. 이민교회 목회 중심이 이민 생활 안내형에서 영적 성장 중심으로 바뀌었다. 교인의 구성은 한국에서 교회 생활을 하던 교인들과 미국에서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한 교인들, 그리고 여러 교파에 속해있는 교인들로 되어있어서 일체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김상복 목사 특유의 포용력을 발휘해 안전성을 유지했다.

대부분 교인이 장로교회에 속해있는 점을 감안, 장로교 체제와 규약을 통해 독립 교회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김 목사의 포용력 있는 목회 덕분이라고 본다. 벧엘교회의 영어표기를 ‘Bethel Korean Presbyterian Church’로 장로교의 색깔을 분명히 했으면서도 1세들을 위한 한글표기는 포용성을 상징하는 벧엘교회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1.5세대는 대학을 진학하기 시작했으며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2세대는 태어나면서 모습은 한국 사람이지만 속은 완전히 미국사람이다. 이민교회는 한 지붕 밑에 두 문화권인 한어권과 영어권 공동체가 생겼다. 한국 문화와 언어를 잘 유지한 1.5세대는 한어권으로, 그렇지 못한 1.5세대는 영어권에 흡수됐다. 영어권은 주로 2세대 대학생으로 구성되었으며 많은 경우 1세 목회자가 담당하다가 점차 1.5세 혹은 2세 목회자로 전환됐다.

1980년 중반 벧엘교회는 ‘한 지붕 두 교회 체제’를 시작했다. 한어권과 영어권이 1세 목회자와 2세 목회자를 중심으로 분리해 예배드리고 목회와 재정을 각각 독립하여 진행했다. 그러나 목회와 재정의 최종 결정권은 1세 담임목사와 1세로 구성된 당회가 감당했다. 교회 리더십에서 가끔 문화적인 충돌도 보이기 시작했다. 영어권 교인 수가 늘고 재정적인 독립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예 영어권이 분리 독립해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남아있는 교인으로 영어권이 다시 구성되어 ‘한 지붕 밑 두 교회 체제’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1990년대 통합형, 독립형, 상호의존형 대두
이 무렵 이민 교계에는 한어권과 영어권의 통합형(integrated), 독립형(independent), 그리고 상호의존형(interdependent) 체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통합형은 1세대 담임목사 리더십 안에서 당회 제직회를 1세대만으로 구성하거나 아니면 1세~2세가 함께 구성하는 모형이다. 독립형은 한 지붕 아래 영어권과 한어권 두 공동체가 당회 제직회를 따로 갖고 각각 독립된 담임목사와 목회진이 목회하는 유형이다. 그리고 상호의존형은 영어권과 한어권이 독립하여 당회 제직회 등 리더십을 따로 갖되 운용에 있어서 두 공동체가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는 모형이다.

벧엘교회는 김상복 목사 이후 2대 김영진 3대 이호영 4대 이순근 목사로 이어지면서 1세가 담임목사직을 맡다가 4대 진용태 목사가 취임하면서 1.5세 담임목사로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대부분 영어권 교인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갖게 되었으며 결혼하여 자녀들도 있다. 영어권 특징은 한어권과 달리 대부분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교회 체제는 독립형에서 통합형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한어권과 영어권이 공동으로 집사 권사 장로를 선출하여 제직회와 당회를 구성했으며 진 목사가 영어권과 한어권 장로들로 구성된 당회장직을 맡았다.

▷2000년대 다민족 교회의 시도
2년 전 1세인 백신종 목사가 5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후에도 통합형 체제는 계속되고 있다. 1년 전 당회는 규약개정위원회를 구성, 상호의존형 모형으로 교회를 바꾸는 방향을 시도하고 있다. 이순근 목사 때 시도했던 4만 평방피트 규의 부속건물 ‘프라미스 센터’는 지난해 착공, 진행 중이다. 다목적 사용, 영어권 회중, 주일학교 공간들로 쓰이게 된다.

벧엘교회는 다민족교회 시도 목적으로 두 예배 공간을 소수민족 교회가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로 문화와 인종이 다른 것을 인정하고 공동관심사를 협의, 한 지붕 두 공동체가 복음사역에 전력하는 것이다. 즉 세대 간 교회에서 다민족 교회로 발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상호의존형 교회가 한국민족 한 종족교회에서 더 나가서 다종족 다문화교회로 탈바꿈해서 한국민족 이민교회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는 형태를 말한다.

허종욱 / 버지니아워싱턴대 교수, 사회학 박사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오늘의 핫이슈

핫딜 더보기

이 글을 공유하려면 링크를 복사하여 붙여넣으세요.
복사를 누르시면 자동 복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