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디자인 스토리] 남자 벨트에서 많이 본 이 로고, 무슨 뜻

모든 브랜드에는 자사의 철학과 지향점을 의미하는 로고 또는 심볼을 갖고 있다. 알파벳을 이용해 브랜드의 이름을 미학적으로 표현한 것도 있지만 창립자가 당시 어떤 시각적인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어 전혀 색다른 상징을 만들기도 했다. 다음은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그 의미와 영감의 원천이 궁금했던 명품 브랜드의 로고와 심볼에 대한 설명이다.
페라가모 '간치니' 벨트
페라가모 로고 '간치니' 로고가 잠금장치로 디자인된 백
페라가모-간치니
남성 벨트를 비롯해 수많은 페라가모 아이템에 등장하는 이 원형 심볼의 이름은 ‘간치니’다. 이탈리아어로 간치오는 ‘후크(고리)’를 의미하는데 이 단어에 ‘이노’를 추가하면 작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이’를 추가하면 복수형 간치니가 된다. 창립자인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피렌체에 있는 본사 팔라초 스피니 페로니에 있는 건물 문에서 화려한 철제 조각과 말띠를 위해 손으로 짠 후크를 발견하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몽클레르 로고
몽클레르
1952년 사업가면서 발명가, 산악가였던 르네 라미용이 친구이자 스포츠용품 유통업자로 일하던 앙드레 뱅상과 함께 산악 브랜드로 론칭한 몽클레르는 2003년 이탈리아 기업가 레모 루피노에게 인수되면서 현재까지 명품 패딩 브랜드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몽클레르의 로고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하단에는 브랜드 명이 쓰여 있고, 윗부분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단순한 알파벳 M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는 알파벳과 조합한 ‘닭’의 모양이다. M 양옆으로 닭 벼슬과 꼬리가 있다. 산악 브랜드 로고에 왜 닭이 쓰였을까.
1968년 몽클레르는 그레노블 동계 올림픽에 참여한 프랑스 활강 스키 국가대표님의 공식 후원사로 선정된다. 이 일을 계기로 몽클레르는 기존 에귓 산 형태의 로고 대신 프랑스의 국조인 수탁 형태 로고를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는 오늘날까지 몽클레르의 로고로 활용되고 있다. 프랑스 활강 스키 국가대표팀을 후원하게 된 일은 ‘움직임은 편안하고 가벼운 패딩 재킷’이라는 브랜드의 확고한 가치를 정립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됐고, 컬러풀한 나일론 소재를 이용한 옷은 패셔너블한 감각으로 유명세까지 얻게 된다.
'홀스빗' 장식이 달린 구찌 구두
구찌 '홀스빗' 심볼이 들어간 벨트
구찌-홀스빗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층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브랜드 구찌의 상징은 ‘홀스빗’이다. 이름 그대로 승마 시 말에게 물리는 재갈의 모양에서 영감을 얻었다. 1950년대 처음 핸드백에 사용된 뒤 주로 구두와 가방에 많이 쓰이면서 지금까지 구찌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브랜드의 또 다른 상징인 더블 G 로고에 홀스빗을 더한 모양이 등장했다.
바쉐론 콘스탄틴 심볼 '말테 크로스'
바쉐론 콘스탄틴 심볼 '말테 크로스'
바쉐론 콘스탄틴-말테 크로스
지난해 11월 7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장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손목시계가 화제가 됐다. 260년의 역사를 가진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로 시가 6000만원 상당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공직자 재산 신고 대상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최 위원장은 2007년 캄보디아 출장 중 구매한 ‘짝퉁’이라고 해명했다.
사람들이 이 시계 브랜드를 한눈에 알아본 이유는 바로 ‘말테 크로스’ 심볼 때문이었다. 무브먼트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부품 중 시계를 와인딩 했을 때 동력이 한 번에 풀리지 않도록 잡아주어 시계의 정확성을 향상시켜주는 부품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말테’라는 이름은 한때 브랜드 메종의 파리 에이전트가 자리 잡고 있던 거리 이름에서 따왔다. 현재 말테 크로스는 브랜드의 중요한 상징으로서 버클·크라운·무브먼트 등 시계의 다양한 부분의 디자인 요소로 쓰이고 있다.
몽블랑 로고
몽블랑-몽블랑
1906년 3명의 창업자가 설립한 시계 회사 몽블랑은 1960년대에 와서 당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인 알프스 몽블랑 산의 이름을 따서 회사명을 다시 정립했다. 이후 웅장한 몽블랑 산의 눈 덮인 여섯 봉우리를 상장하는 하얀 별 모양의 심볼을 만들고 1913년 이후 모든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심볼 '오브'
비비안 웨스트우드-오브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대표하는 상징인 ‘오브’는 1980년대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영국 왕실의 표장에 고리 모양을 더해 만들었다. 당시 그는 찰스 왕세자가 입을 법한 니트 스웨터 디자인을 고심하고 있었는데, 여러 왕실 자료를 살펴보다가 우주과학 잡지와 커다란 왕관과 보석으로 장식된 왕실 표장을 보고 ‘미래지향적’인 뜻을 담기 위해 토성의 고리와 같은 원형 고리를 더해 완성시켰다. 이후 오브는 ‘새로운 디자인의 창조는 모두 과거와 미래의 교류를 연구함에서 비롯된다’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의지와 함께 브랜드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에르메스 로고 '깔레쉬'
에르메스-깔레쉬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로고는 프랑스 화가 알프레드 드 드뢰의 19세기 석판에서 영감을 얻었다. 석판화의 원 그림인 ‘르 뒥 아뗄’은 에르메스 3대 회장인 에밀-모리스 에르메스의 컬렉션 중 하나로 현재 에르메스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두 마리의 말이 끌고 있는 사륜마차는 ‘뒤끄’라는 이름의 고급마차로 에르메스와 고객과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아한 디자인의 마차, 새롭게 단장한 말과 빛나는 마구를 제공하지만 마부는 없다( 말 앞에 서 있는 잘 차려입은 사람은 고객이다). 마부 석에 앉아 직접 고삐를 조정할 고객을 기다리기 위해서다. 과거 에밀 에르메스는 브랜드의 철학을 이렇게 정리한 바 있다. “우리가 이곳에서 하는 일은 단지 상품을 만드는 것뿐입니다. 바로 고객 여러분들이 그 상품에 생명을 부여할 것입니다.” 에르메스 창립자의 5대손인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 전 회장은 “스타일의 단순함, 재료의 품질 및 우아함이 바로 에르메스의 상품에 생명을 부여하며, 바로 이 생명이야말로 주인과 함께 영원할 것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롤렉스 로고
롤렉스-크라운

1908년 시계 회사를 설립한 한스 빌스도르프는 ‘롤렉스’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등록했다. 자신의 이름을 따지 않고 롤렉스라는 이름을 브랜드 명으로 한 데는 빌스도르프의 현대적인 혜안이 있었다. 당시 그는 작명을 위해 여러 가지를 고민했는데 기준은 이랬다. 다섯 글자 이하일 것, 어떤 언어로도 쉽게 발음할 수 있을 것, 듣기 좋은 발음일 것, 기억하기 쉬울 것, 무브먼트와 다이얼에 보기 좋게 각인될 수 있을 것.
1958년 브랜드 설립 50주년 기념 연설에서 그는 “알파벳으로 가능한 모든 방법의 조합을 해봤는데 어떤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달리는 마차에서 마법처럼 ‘롤렉스’라는 이름이 떠올랐다”고 작명 과정을 공개했다. 안타깝게도 로고 바로 위에서 반짝이는 금색 왕관의 탄생 스토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가장 아름답고 고귀하며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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