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승낙?' 알기 힘든 중국인, 짜증낼 정도로 확인해야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38)
IT기기·스쿠터 등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초기 단계에서 시설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중앙포토]

IT기기·스쿠터 등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초기 단계에서 시설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자본도 없고 생산 설비와 노하우를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은 외부에 위탁 생산을 맡기게 된다.

화장품 회사에서 오랫동안 마케팅과 전략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했어도 막상 화장품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면 아무것도 직접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고개를 떨군다. 공동 창업 멤버 중 화장품 제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어도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해서, 또는 사업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생산을 외부에 위탁한다.

그렇지만 위탁 제조는 상당한 리스크가 따른다. 막상 제품을 받아보니 하자투성이고, 심지어 업체와 연락이 되지 않거나 연락이 되더라도 하자 보상을 하지 않거나 도주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이런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1. 지인 추천
관련 업계에서 위탁제조 경험이 있는 지인의 추천을 받아 본다. 추천한 지인이 해당 업체와 얼마나 오랫동안 거래를 해왔는지, 거래 조건은 어떤지, 결과물은 어땠고 현재의 관계는 어떤지 등을 면밀히 살피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2. 위탁 업체 홈페이지 방문
위탁 업체의 웹 사이트에 나와 있는 제조시설 사진을 잘 봐두었다가 현장 방무 시 비교해보자. 없는 시설을 웹 사이트에 걸어 놓은 경우도 있고, 실제 환경과 다른 보정 사진을 게시한 경우도 있다. [사진 pixabay]

위탁 업체의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제조시설 사진을 잘 봐두었다가 현장 방문 시 비교해보자. 없는 시설을 웹 사이트에 걸어 놓은 경우도 있고, 실제 작업 환경과 다른 보정 사진을 게시한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기계가 오래 묵어 지저분하지 않은지 유심히 살펴야 한다. 만약 기계가 오래됐다면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작업 환경이 깨끗이 정돈돼 있어야 한다.

3. 거래 이력 및 샘플 요청
과거 실적을 알아보기 위해 거래 이력과 그에 해당하는 샘플을 요청한다. 또한 각종 전시회에 참석해 직접 거래 이력과 전시 샘플을 확인하는 등 위탁 업체에 대한 정보 수집에 나서도록 하자. 가능한 한 여러 업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기 바란다.

4. 해외 위탁 생산
최적의 원가절감, 신속한 제조, 고품질 제품 생산을 위해 많은 스타트업이 고려하는 것이 해외 위탁제조다. 초연결 시대를 맞이해 해외 위탁제조는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그러나 모든 비즈니스는 결국 소통이 기본이다. 앞서 언급한 3가지 목표를 언어와 문화가 같은 자국에서도 달성하기 어려운데, 모든 것이 낯선 타국에선 아무리 초연결 시대라고 해도 어려운 과제다.

더군다나 스타트업이 사업 초기에 중국 등에 외주 생산을 의뢰한다는 것은 거의 망하려고 작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위탁 생산이야말로 현지 업체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해야 고도의 품질 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앞의 세 마리 토끼를 잡는데 ‘원거리 관계’는 큰 장애물이다. 이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스타트업이 많다.

액셀러레이터로부터 자신에게 맞는 위탁제조업체를 소개받고 멘토링을 받는다고 해도 실제 업무 추진은 스타트업 스스로 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중국 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창업 기획자)’들이 한국 스타트업에게 위탁제조를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주목할만한 결과물을 낳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설령 액셀러레이터로부터 자신에게 맞는 위탁제조업체를 소개받고 멘토링을 받는다고 해도 실제 업무 추진은 스타트업 스스로 해야 한다.

한국에서 먼저 시제품 수준의 제조 경험을 쌓고, 여기서 얻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해외 업체와 위탁생산 업무를 진행하는 것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5. 기술자 파견
해외 위탁제조업체가 우수한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발주한 생산 주문을 요구한 대로 처리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현지에 직접 가서 머물며 제품 생산 전 과정에 걸쳐 생산 담당자와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타트업 창업가가 엔지니어가 아니라면 제품 제조 방법을 설명하고 지시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때 제품 상용화 경험이 있는 기술자를 직접 고용하거나 컨설턴트로 채용해 현지로 파견하는 방법도 좋다. 이 방법은 큰 비용이 들겠지만, 해외 위탁 생산의 실패 가능성을 낮추고 추가 발주도 기대할 수 있다.

6. 교환된 의견은 문서로
중국인은 한국인보다 거절 의사를 잘 표현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을 승낙으로 간주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상호 간에 교환된 의견은 모두 문서로 남기고, 그 내용들을 서로 충분히 이해했다는 표시를 해놓는 것이 좋다. [사진 pixabay]

해외 위탁제조업체와의 소통 문제는 치명적이다. 금형 설계에서 완벽한 소통을 이루지 못하면 전혀 엉뚱한 제품이 나올 수 있다. 의견이 잘못 전달돼 생기는 오해는 문화적 차이에서 나오기도 한다. 중국인은 한국인보다 거절 의사를 잘 표현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을 승낙으로 간주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상호 간에 교환된 의견은 모두 문서로 남기고, 그 내용을 서로 충분히 이해했다는 표시를 해놓는 것이 좋다. 문서는 가능한 한 그래프나 도표 등 시각 자료를 이용해 작성하는 것이 소통의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의사소통의 실수와 오해가 반복되면 불신으로 이어지니 서로가 짜증 날 정도로 확인해야 한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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