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업] 자폐 환자 2명을 위해 세미나 여는 교회

LA에 있는 이민 교회 안에서 정신과적으로 좋은 현상이 생겨서 이즈음 나를 기쁘게 한다. 1981년 나는 미 육군에서 정신과 의사로 4년 반 동안 일하고 제대한 후에 LA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처음 일한 곳이 한인타운에 있던 아시아태평양 상담치료소였다.

어느 날 중년의 한인 남자분이 우울증으로 고생하시다가 치료를 받으러 왔다. 그런데 초진 전에 조건이 있다고 했다. 자신이 나가는 교회의 목사님이 우선 정신과 의사인 나를 만나 보신 후에 괜찮다고 판단하시면 진찰에 응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목사님을 만났고 다행히 합격이 되었다. 한국에서 약사 일을 하시다가 이민 후에는 비전문직에 종사하며, 우울 증세 때문에 성 기능을 잃었던 환자분은 점차 증세가 좋아졌다.

프로이트는 활동 당시에 종교가 인간의 자유로운 감정이나 충동에 나쁜 해석과 죄의식을 불러일으켜서, 히스테리나 다른 정신병을 초래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종교는 아편과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현대에는 영적인 믿음이 정신과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기도나 명상 등을 통한 영적 치료를 장려하고 있음을 그 목사님은 모르셨을지도 모른다.

지난 9월 나는 두 교회의 젊은 목사님들로부터 강의 초청을 받았다. 300명 신도의 교회에서 나는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두뇌의 기능을 이해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의 두뇌에는 호흡, 체온, 맥박, 혈압을 관리하는 숨골과 배고픔, 고통,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감정뇌(번연계)만이 확고하게 발달되어 있다. 합리적인 사고나 판단, 계획, 창조, 감정, 제압의 역할을 하는 전두엽은 가정교육, 학교, 교회, 사회의 영향을 받아서 25~30세에 이를 때까지 서서히 성숙한다. 그러니 어린이들, 특히 온갖 호르몬의 영향으로 감정뇌가 항진되어 있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아직 미숙한 전두엽을 사용해 똑똑한 판단과 감정 조절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기가 세 살 때쯤, 비로소 양심이 생긴다. 전두엽의 성숙으로 대소변을 가리고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칭찬을 들으려 애를 쓰다가 그만 괴물 같은 동생의 출현으로 감정이 폭발하면 공들여 배웠던 대소변 가리기는 순식간에 무너져 버린다. 그래서 누군가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고 그 때문에 일어나는 동물적 감정과 이성적인 전두엽의 갈등을 해소함으로써 평화롭고 건강한 정신세계를 지켜나갈 수 있다.

신도 1200명의 또 다른 교회는 자폐증이나 심한 주의산만 증세로 외톨이가 되기 쉬운 청소년들을 어떻게 교육할지 알려달라는 교육자를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30여 년 전, 신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하셨던 목회자가 정신과를 우려한 것에 비하면 얼마나 발전된 모습인가! 게다가 자폐증 발병률이 650명 중에 한 명꼴로 높아진 이즈음에 두 명의 자폐 환자를 위해서 선생님들에게 교육 방법을 훈련시키려는 신도들의 참된 사랑에 고개가 숙여졌다.

한인 75%가 기독교 모임을 통해서 영적인 충족과 끈끈한 친목,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갖는다고 한다. 동양인 중에서도 높은 빈도의 가정폭력과 어린이 학대가 일어나는 한인 이민 가정의 주부들이 제일 먼저 상담을 구하는 곳도 목사님들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2년마다 개최되는 한인 가정 상담 주최의 가정폭력 세미나에 많은 목회자들이 참석하여 정신과적, 법적 도움을 진지하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기쁘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내 속에 있는 또 다른 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일순간이다. 정신병이 있는 가족이나 이웃을 돕는 것은 정신과 전문인들만이 아닌 모든 교회나 공동체가 힘을 합해야 할 과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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