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으로 효도한다] "엄마 사랑해요"

팔순 노모 백신 접종기2
1.5세 딸과 사위의 고백
“아파트 갇혀 답답했던 시간 견뎌주셔서 감사해요”

엘리컷시티에 사는 팔순 할머니 정씨와 둘째 딸 내외는 지난 20일 두꺼운 외투와 내복, 장갑과 모자를 착용하고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위해 집을 나섰다.

지난 1월 30일 하워드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HCCC)에 설치된 백신 클리닉에서 1차 접종을 받았을 때 건물 밖에서 2시간 가까이 줄 서서 기다린 경험 때문이었다. 기상 악화 때문에 18일과 19일 스케줄이 취소된 뒤 다시 스케줄 됐다는 소식과 전날 밤 카운티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공지 때문에 2차 접종을 무사히 받을 수 있을지 약간의 불안함도 있었다.

19일 저녁 갑자기 올라온 공지는 20일 HCCC에서 접종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웹링크가 해당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유된 탓에 혼란이 빚어졌다. 2차 접종자가 아니라면 현장에서 돌려보내질테니 스케줄을 취소하라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정 할머니의 딸은 “접종일 별로 웹링크가 따로 관리되고 있었던 것 같다. 1차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위해 따로 빼놓은 2차 백신이 다른 사람에게 가 혼선이 빚어진다면 제 기간 내에 2차 접종을 못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예민한 사안인 것 같다”며 “2번 접종을 권고한다는 것은 1번만 맞거나, 2차를 적정 기일보다 시간이 많이 흐른 후 맞게 되면 효력이 감소된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FDA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차 접종 후 21일, 모더나 백신의 경우 1차 접종 후 28일 만에 2차 접종을 받으라고 권하고 있다.
1월 30일 1차 접종 때 HCCC 캠퍼스 내로 진입하는 신호등에서부터 차량이 길게 늘어섰던 것에 비하면 2월 20일엔 들고나는 차량이 현저히 적고, 경로 안내 표시가 잘 돼 있다는 것이 우선 가장 큰 차이였다.
정 할머니는 “1월에 왔을 땐 건물 근처에 차가 다가갈 수 없도록 막아놔서 30분 가까이 걸어서 가까스로 해당 건물에 도착했다. 오늘은 바로 앞까지 차로 갈 수 있어서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주차장에서 건물 안까지 몇 미터 간격으로 자원봉사자들이 대기하고 있어 효율적인 안내가 이뤄졌다. 또한 추운 날씨를 고려해 건물 밖에서 줄 서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차를 하고 비상등을 켜두면 자원봉사자가 차로 와서 체크-인 한 후 접종 약속 시각 10분 전에 차에서 내리도록 유도했다. 접종자들이 75세 이상의 고령자들인 것을 감안하면 꼭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였다. 이날 낮 최고 온도는 29도를 넘지 않았고 매서운 칼바람도 많이 불었다.
체육관 건물 안에서도 기다리는 시간은 3~5분을 넘지 않았다. 1차 접종 때 받은 접종 카드가 있어 신분 확인, 서류 작성에 따로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사를 맞고 난 뒤 미약한 근육통, 두통, 피로감, 메스꺼움, 어지럼증, 오한 등이 있을 수 있으며,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된다는 간단한 설명 후 주사를 맞고 이상 반응을 보기 위해 대기하는 것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적어도 1명 이상의 가족, 지인과 동행한 대부분의 접종자는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았던 탓인지 지친 기색 없이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15분 대기 시간을 채운 후 체육관을 나섰다.

정 할머니의 사위는 “여행 시 요구될 수도 있으니, 접종 카드는 당분간 잘 가지고 계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식들 덕에 비교적 일찍 수월하게 백신 접종을 마칠 수 있었다고 고마워하는 어머니에게 딸은 “아파트에 갇혀 지내다시피 하시는데, 상황에 비해 잘 견뎌주고 계셔서 저희가 더 감사하다”라며 “백신을 맞았다고 안심하셔도 된다는 뜻은 아니고, 손 씻기나 마스크 쓰기, 거리 두기, 외출 자제는 계속 신경 쓰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접종 후 만 24시간이 지나도록 정 할머니는 아무런 후유증상이 없어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HCCC에 카운티 보건국이 관장하는 백신 클리닉이 설치돼 접종을 시작한 것은 지난 1월 27일이다. 연방에서 각 주로, 각 주에서 다시 지방 정부로 배부되는 백신은 1주일 단위로 물량이 정해진다.
머라 로스맨 보건국장은 지난주 1700회분을 배부받았으며 교직원, 75세 이상, 발달장애를 지닌 성인 그룹 등에 우선적으로 접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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